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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본] 서울 밤의 글쓰기 모임

나는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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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작성자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808회 작성일 22-01-2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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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뛰고 있었다.

열차를 쫒아 뛰고 있었다.

멀어지는 속도라도 늦춰보려는 것 처럼,

무의미한 저항을 하고 있었다.

아니, 저항은 맞서는 것이고

나는 맞설 것과 멀어지고 있으니

이건 저항이 아닌 상실이던가.


우리가 무언가를 쫒을 때에는 방향, 그리고 거리

두 가지를 좁히지 못해 좌절하곤 한다.

저 열차는 정해진 선로를 따라 달리고 있으니

방향을 못 잡을 것도 아닌데, 

하염없이 멀어지는 것은 조금 잔인하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탔다는 것은

어차피 멀어질 사람이라는 뜻이다.

어떻게든 내가 열차를 따라잡는다 해도

그 사람과 나의 진짜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뛴다. 이건 나의 속도. 천천히 멀어지려고.

소리를 지른다. 이건 소리의 속도. 음속을 빌려 따라잡으려.

눈을 크게 뜬다. 이건 빛의 속도. 아니 나는 이내 눈을 감고

한껏 얼굴을 떠올려본다. 이것은 생각의 속도.

이름을 불러본다. 이것은 언어의 속도.

모든 속도로 불러본다.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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