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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본] 서울 밤의 글쓰기 모임

품 안의 온기가 사라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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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작성자 no_profile 시로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7회 작성일 23-04-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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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 안의 온기가 사라지기 전에

한 번도 불러본 적이 없던 이름을 떠올려 보기로 했다.

급했던 걸음은 멎고 말았다. 지금 내리는 겨울비처럼 퍼붓는 기억을

이미 잔뜩 묻혀놓고서 고개만 가리면 몸도 다 가리는 줄 알았나보다 우산을 쓴다는 것은

어떤 표정에게로 돌아가는길을 은근하게 미소짓고 가려는 요령일지도 모르겠다. 언제 마지막으로 흐느껴 보았는지를 모르겠다. 손에 잡히는 어깨에 마저 사라지는 온기

떠는 손으로 쓰다듬으며 다시 걷기, 낡은 발을 뗀다.

아직 폐 속에 남았던 여름날은

입김이 되어준다. 우산을 쓴다는 것은 투명하고도 흐릿하게 지나가 버리는 시간들에서 달콤한 울음만 얻어내려는 속임수일지도 모르겠다. 이래저래 닦아내어도

실은 기다렸던 것

그것이 오랜만에 이렇게 잔뜩 내리는 밤에는 나를 충분히 떼어내어 아껴 놓기만 했던 음성과 함께 우산, 이 반 평 짜리 공간에 가두어 놓는 것이다


때론 우산이 너무 싫어서

일부러 햇살에만 고개 돌리곤 했다.

그러나 우산은 먼지 쌓인 채로도 

창가에서 그림자를 보내온다는 것을

나는 슬프게도 죽 알고 있었다.


우산, 항상 우두커니 서 있는 채로

그것은 커튼 뒤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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