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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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카만 밤중의 아스팔트에 걸쳐진
흰 차선을 넘나들 때 마다 나는 내가
한마리 거미같다는 생각을 한다.
평생을 가느다란 실에 발을 걸치고
줄을 타야 하는 운명의 작은 인간.
다음 걸음은 허공인가, 나는 허공을 딛는가,
아니, 아니요, 나는 어저깨쯤에 이 앞에
실보다 가는 굵기로 길을 쳐 두었지. 머리카락의 반.
그 반의 반. 딱 그 만큼이 나의 발 딛을 곳이다.
새카만 밤중의 아스팔트에 걸쳐진
흰 차선, 나는 그 위를 시속 얼마간의 속도로 달리고,
곡예를 하는 거미다. 나는 까만 거미새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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