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돌아갈 곳 > 서울 밤의 글쓰기 모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    0
   

서울 밤의 글쓰기 모임

편지쓰기 - 돌아갈 곳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815회 작성일 21-12-13 21:25

본문

우리는 돌아가셨다 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삶을 마치면 돌아갈 곳이 있는 것 처럼요.

생각해보건데, 삶의 끝에서 가는 어딘가를 

돌아갈 곳이라고 부르는 것은

힘들었던 삶을 마치고 쉴 수 있는 

마지막 목적지라는 느낌을 줍니다.

돌아갈 곳이란 저에겐 그런 의미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나에게 돌아갈 장소입니다.

나는 매일 당신과 떨어질 때면 새롭게 태어났다가

당신에게 돌아가 짧은 생을 마감합니다

내가 태어난 오늘 하루는 초라한 내가 이겨내기에는

너무도 생경하고 가혹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나는 돌아갈 곳이 있기에 일초, 일초

하루의 끝으로 노화되어 감이 두렵지 않고

끝끝내 당신에게 돌아오게 되면

비로소 안락한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지요.


어쩌면 우리는 無를 벗어나 有의 세계로 나온 순간부터

돌아갈 곳을 영영 잃어버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無로부터 추방된 우리의 여정은 결코 멈출 수 없는

과로한 걸음이기에 우리의 삶은 금새 열기로 가득 찹니다.


나는 작열하는 삶의 열기에 몸이 익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해를 피해 그늘 속으로 뛰어드는 양 당신을 찾았습니다.

잠시나마 겪을 수 있는 그 냉각은 어쩌면 흉내낸 죽음입니다.

해가 진 캄캄한 밤이며, 새벽 별이 빛나는 서늘한 우주입니다.


나의 밤, 나의 우주, 나의 돌아가실 곳.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당신에게 돌아가려 함.



추천2

댓글목록

이도더나블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이도더나블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의 물론에 당신의 돌아감을 던지세요.

수면 아래 몇개인가의 돌맹이가 잠들었듯
우리의 생이 저무는 장소는 딱히 안성맞춤이 아닐지도 모르죠.

무릇 인생이란 돌고 도는 것이지요.
꽃은 윤회의 고리로 저물 것이며,
우리 역시 머나먼 땅에서 홀연히 잠들 것입니다.

허나 그대, 부디 두려워는 마요.
긴 하루가 잠드는 막차에서
당신과 함께 헤매일 터이니.

밤새도록 죽음에 취해도 삶은 밝아옵니다.
각박한 만다라의 일몰에서 웃으시옵소서.
변변찮은 잡동사니를 쌓아올리고 그 위에서 웃으시옵소서.
그 곁에 언제나 내가 있겠나이다.

오늘 밤은 달이 밝군요.
그대의 베개 맡에서 올리외다.

평생토록, 사랑하겠습니다.

Total 173건 2 페이지
서울 밤의 글쓰기 모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3 no_profile 신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9 3 01-24
72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3 3 01-24
71 no_profile 스읅사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8 3 01-24
70 no_profile 정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1 2 01-24
69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2 0 01-24
68 no_profile 스읅사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5 1 01-24
67 no_profile 정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3 1 01-24
66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7 0 01-24
65 no_profile Clev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8 1 01-24
64 no_profile 정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6 1 01-24
63 no_profile Clev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3 2 01-24
62 no_profile Clev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5 2 01-24
61 no_profile Clev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9 2 01-23
60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4 2 01-23
59 no_profile 정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2 01-23
58
홀로서기 댓글+ 1
너브리 이름으로 검색 1734 3 01-22
57
마찬가지 댓글+ 1
no_profile 오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3 1 01-18
56 듀박도박대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1 01-18
55 Y 이름으로 검색 853 2 01-18
54 박마담 이름으로 검색 917 2 01-18
53
댓글+ 2
Ada 이름으로 검색 3153 4 01-17
52
댓글+ 2
무낙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856 3 01-17
51 정찬 이름으로 검색 3864 3 01-17
50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8 3 01-17
49
따뜻한 겨울 댓글+ 2
no_profile 신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9 1 01-17
48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4 2 01-17
47 너브리 이름으로 검색 915 0 01-10
46 너브리 이름으로 검색 949 0 01-10
45 너브리 이름으로 검색 1220 0 01-10
44 너브리 이름으로 검색 912 0 01-10
43 너브리 이름으로 검색 990 0 01-10
42 너브리 이름으로 검색 966 0 01-10
41 너브리 이름으로 검색 1247 0 01-10
40 너브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50 0 01-10
39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0 12-27
38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9 0 12-20
37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8 0 12-20
36 너브리 이름으로 검색 964 2 12-18
35
재빈에게 댓글+ 3
이름으로 검색 4593 3 12-14
34 너브리 이름으로 검색 3216 3 12-14
33 no_profile 정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7 1 12-13
32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1 4 12-13
31 재빈 이름으로 검색 2206 2 12-13
30
언니에게 댓글+ 1
이름으로 검색 1843 3 12-13
29 no_profile 정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3 2 12-13
28 no_profile 정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3 2 12-13
27 no_profile 정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5 2 12-13
26
편지쓰기 8번 댓글+ 1
no_profile 무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0 2 12-13
25
XX 형에게 댓글+ 1
정찬 이름으로 검색 1948 4 12-13
24
편지 그 이후 댓글+ 3
no_profile 준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3 3 12-13
23 no_profile 이도더나블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7 2 12-13
열람중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6 2 12-13
21
To You. 댓글+ 1
no_profile 이도더나블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2 3 12-13
20
TO. XX 댓글+ 1
정찬 이름으로 검색 1755 2 12-07
19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9 2 12-06
18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2 2 12-06
17
첫 편지 댓글+ 1
반골리즘 이름으로 검색 1780 3 12-06
16 no_profile 준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2 2 12-06
15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9 0 12-06
14 no_profile 준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1 2 12-06
13 no_profile 준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6 0 12-06
12 no_profile 준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1 12-06
11 정찬 이름으로 검색 1086 1 12-06
10 no_profile 이도더나블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7 0 12-06
9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1 0 12-03
8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2 0 12-03
7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5 0 12-03
6 예람 이름으로 검색 967 1 12-01
5 no_profile 준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4 1 11-29
4 no_profile 정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1 0 11-29
3 건이 이름으로 검색 1151 0 11-29
2
단어 문장 댓글+ 1
no_profile 무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6 0 11-29
1 정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1 0 11-29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설문조사

당신의 MBTI 앞자리는??

접속자집계

오늘
847
어제
196
최대
9,041
전체
635,595

그누보드5
Copyright © seoulpirates.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