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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밤의 글쓰기 모임

빨래감이 많이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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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작성자 팡팡 이름으로 검색 댓글 2건 조회 2,046회 작성일 22-03-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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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감이 많이 쌓여있다.

 

 봉다리 가득 옷가지를 넣고 세탁소 정상을 향해 걸은 기억이 얼마 되지 않은  같은데  던져버린 하루 껍데기들이 벌써 한더미다.

 

입을 빤스가 없다.

 

안방에 뒤집어 쏟아두고 분류를 시작한다.

웃옷 바지 검정색 흰색 티샤쓰 작업복...

이건 한번  입을  있을  같은데?

 

묻은 얼룩에 

기억이 박혀있다.

 

데이트때 입은 빨간 니트가 튀어나왔다  이후  진전될 사건이 생기지 않았다 괜히 설렜네 적극적으로 얘기할 그랬나혹은 우린 인연이 아녔던가별시더븐 생각이 마구 떠올라 망에 처넣고 다른 옷가지를 꺼낸다 오는날 벽에 풀칠하느라 작업복이 엉망이다이건 같이 빨기  하다야외에서 뒹군 옷은 집 통돌이에 넣었다.

 

크리닝센타

오백원  아끼려면 배게커버도 같이 넣어야지

대형세탁 4500 건조 4000

 

둘둘 돌아가는 풍경보며 멍때린다세탁소만의 건조한 분위기가 묘하게 좋다평화로운 기분마저 드는데 모든 것을 씻는 공간이라서 그런걸까사람도 들어갈  있을 정도로  건조기가 탐난다내가  속에 들어가 한껏 씻기고 말려지면 영혼까지 보송해질  있을  같다

 

시간이  됐다

 

지난 기억을 팡팡 털자!

슬픔닦은 수건 

 것들은 오늘 다시 제로에서 태어난거야.

 

그러자 깨달음이 왔다.

그래나는 모든것이 무덤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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