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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를 벗는 것도 잊은 채 소파에 드러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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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작성자 김보영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854회 작성일 23-04-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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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를 벗는 것도 잊은 채 소파에 드러누웠다.


아 - 돈은 , 내가 얻은 돈은


순간의 판단으로 얻은 돈은 그 얼마나 달콤한가.


가지런한 책장을 밀어넘겨 흩트리고, 주방의 모든 집기를 환호하며 내던지고 핸드폰의 연락처 한 명 한 명의 면면을 떠올리며 나는 조소를 날려주었다. 아 - 연립주랙 노부부가 버린 소파의 비린내는 돈의 단단한 보호막 아래에 있을 때 얼마나 달콤해질 수 있는가. 그 자리에서 그대로 악에 바쳐 살아온 하루하루를 곱씹으며 회고했다. 56 평생을 낙오자로 살았다. 이제는 아니다. 이제는 그 새끼들 다 나한테 발발 기겠지. 창밖엔 해가 지고 있다.


빨리 내 소식을 모두에게 알려야 할텐데. 하고 생각한 순간 누가 망치로 때린 것처럼 심장이 아팠다. 숨을 못 쉬겠고 세상이 멈춘 것처럼 한 프레임 안에 있던 나와 노을과 노부부의 의자는 다음 프레임으로 넘어가질 못했다.


도둑이 든 것처럼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벗어난 집안 광경이 내 프레임의 배경이었다. 그 시선 끝 유일하게 우산만이,


가방 속의 우산만이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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