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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찢어진 종이처럼 거칠게 시작한 하루

    작성일 23-04-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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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지지 이름으로 검색 조회 91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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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찢어진 종이처럼 거칠게 시작한 하루, 그날은 이불조차 찢어버릴 기세로 침대를 박차고 나온 날이었다. 모든 것이 까슬한 날이었다. 깎지 못한 수염이 그러했으며, 손톱에 일어난 끄스러미가 주머니 안감의 실밥을 뽑아냈고, 미세먼지가 가득한 공기가 폐속을 긁고 안구건조증으로 눈알마저 까끌거리는 날.


    햇빛이 쏘아 보내는 자외선 광선 한줄 한줄이 피부를 긁고 있었다. 나는 그 광선들이 타투머신의 바늘처럼 진동하여 나의 살갗에 잉크를 세겨 넣는 상상을 한다. 햇빛 아래를 걷는 것으로 새겨지는 낙인의 문신, 끝나지 않는 길을 걸어야 하는 인간의 형벌 같은 것을 말이다.


    그러나 한 때는 이마 위에 손날을 두어, 나의 눈을 햇빛에서 구원해준 사람이 있었다. 그 때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림자가 그림자를 덮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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