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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누가 보아도 나를 그린 그림이었다.

    작성일 22-03-2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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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1,36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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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누가 보아도 나를 그린 그림이었다. 나를 조각한 입체였다. 내가 말한 문장을 모아 엮은 단편소설이었으며, 밤길을 걸으며 문득 흥얼거리던 노래, 나에게 반사된 빛을 렌즈에 투영한 상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그림은 내가 아니라고, 비오는 날 문득 떠오른 사람이라 했다. 접시가 깨진 모양이라고, 꿈에서 읽은 문장을 적어놓은 일기장이라 했다. 그 노래는 유리창을 흔든 바람소리였다고, 그 사진은 여행지에서 가져온 낡은 엽서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냥 그에게서 나를 발굴해보곤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 또한 나에게서 은폐된 자신의 흔적을 발굴하려 한다면, 돌 속에서 금을 캐내듯 골라내야 할 지도 모른다. 그 방법이 있다면 알려줄 수 있기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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