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감이 많이 쌓여있다.
작성일 22-03-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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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팡팡 이름으로 검색 조회 3,403회 댓글 2건본문
빨래감이 많이 쌓여있다.
양 봉다리 가득 옷가지를 넣고 세탁소 정상을 향해 걸은 기억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휙 던져버린 하루 껍데기들이 벌써 한더미다.
입을 빤스가 없다.
안방에 뒤집어 쏟아두고 분류를 시작한다.
웃옷 바지 검정색 흰색 티샤쓰 작업복...
이건 한번 더 입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묻은 얼룩에
기억이 박혀있다.
데이트때 입은 빨간 니트가 튀어나왔다. 그 날 이후 더 진전될 사건이 생기지 않았다. 으 괜히 설렜네. 더 적극적으로 얘기할 걸그랬나? 혹은 우린 인연이 아녔던가? 별시더븐 생각이 마구 떠올라 망에 처넣고 다른 옷가지를 꺼낸다. 눈 오는날 벽에 풀칠하느라 작업복이 엉망이다. 이건 같이 빨기 뭣 하다. 야외에서 뒹군 옷은 집 통돌이에 넣었다.
크리닝센타
오백원 더 아끼려면 배게커버도 같이 넣어야지.
대형세탁 4500원 건조 4000원.
둘둘 돌아가는 풍경보며 멍때린다. 세탁소만의 건조한 분위기가 묘하게 좋다. 평화로운 기분마저 드는데 모든 것을 씻는 공간이라서 그런걸까? 사람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건조기가 탐난다. 내가 저 속에 들어가 한껏 씻기고 말려지면 영혼까지 보송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땡
시간이 다 됐다.
지난 기억을 팡팡 털자!
슬픔닦은 수건 반
이 것들은 오늘 다시 제로에서 태어난거야.
그러자 깨달음이 왔다.
그래. 나는 모든것이 무덤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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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지지님의 댓글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작성일
팡팡 털자!!
ㅍㅍ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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