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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쩌면 그림자일지 몰라

    작성일 22-02-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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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1,13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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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쩌면 그림자일지 몰라

    그렇잖아, 사람들은 꼭 그림자라는 이름처럼

    그림자가 사람 모양으로 그려진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빛의 기둥 가운데 뻥 뚫린 구멍이잖아.


    어떤 것들은 결핍으로 그 존재를 증명해

    그림자는 결핍이고 빈 공간인데,

    우리는 가득찬 빛이 오히려 비어있는 여백이며,

    그림자만이 형태를 갖고 존재한다고 느끼잖아.


    만약에 우리가 모든 것이 가득 찬 충만한 시간에

    딱 어떠한 사람만큼의 빈 공간이 생긴다면

    그 선명한 형태는 결국 모든 빛을 여백으로 지워버리고

    우리 세계의 유일한 피사체가 되는 것이지.


    그러니까 우리는 어쩌면 결핍을 통해서만

    서로의 형태를 기억한다

    내가 알고 있는 가장 강렬한 인간의 형태

    그 안에 빛이 드는 곳은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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