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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밤의 글쓰기 모임

    거미 새끼

    작성일 22-01-23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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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88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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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카만 밤중의 아스팔트에 걸쳐진

    흰 차선을 넘나들 때 마다 나는 내가

    한마리 거미같다는 생각을 한다.

    평생을 가느다란 실에 발을 걸치고

    줄을 타야 하는 운명의 작은 인간.

    다음 걸음은 허공인가, 나는 허공을 딛는가,

    아니, 아니요, 나는 어저깨쯤에 이 앞에

    실보다 가는 굵기로 길을 쳐 두었지. 머리카락의 반.

    그 반의 반. 딱 그 만큼이 나의 발 딛을 곳이다.

    새카만 밤중의 아스팔트에 걸쳐진

    흰 차선, 나는 그 위를 시속 얼마간의 속도로 달리고,

    곡예를 하는 거미다. 나는 까만 거미새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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