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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밤의 글쓰기 모임

    XX 형에게

    작성일 21-12-13 21:43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찬 이름으로 검색 조회 1,334회 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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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준님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준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 정찬아, 편지 고마워. 나를 좋게 봐주는 것 같아서 되게 고맙고…그러네. 근데 나 요새도 그런가? 잘 모르겠다는ㅎ 생각이 그냥 든다. 나를 멋지게 봐주는 사람이 있었구나. 매일 나는 한없이 작아지고 있다고 느끼는데. 이런 나를 멋있다고 생각해주는 사람이 내 주변에 있었구나. 읽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닌데. 사실 나는 진짜 아무 것도 아닌데. 근데 있잖아, 너도 멋있어. 누군가에게 멋있다고 말해주는 용기도 꽤 멋진 거 같아. 나는 요즘 그걸 연습 중이야. 내가 멋진 것도 물론 중요한데, 멋진 사람을 멋지다고 말하는 것. 수고한 사람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것. 그리고 또 반대의 것도 연습 중이야. 함부로 이해한다고 말하지 않는 것. 함부로 너의 슬픔에 공감한다고 말하지 않는 것. 함부로 안다고 말하지 않는 것.
     왜 있잖아, 꼭 누가 자기 힘든 일 있다고 말하면, 자기 힘든 일 얹으면서 공감하는 사람들. 나도 그 중 하나인 건 부정 못 하겠어. 근데 나는 그럴 때가 오게 되면 그랬구나 하고 그 사람의 힘듦을 그대로 인정하고 고개 끄덕이는 사람이 되고싶다? 되게 웃기지? 이게 무슨 공감이야? 할 수도 있어. 근데 나는 좀 그렇더라. 함부로 재단하지 않으려고. 그냥. 난 좀 그래.
     여튼, 멋지다는 말. 잊지 않을게. 나에게도 멋진 모습이 있었나 할 때,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 네가 준 편지를 뒤적거리면서. 그냥…
    그럴게. 고마워 정찬. 멋진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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