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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싶어서 쓰는 글] 할로윈과 조커 그리고 故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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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작성자 no_profile 양희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07회 작성일 19-11-0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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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02일 조커가 개봉 했다. 예고편을 보고 엄청난 기대를 안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사람들 무리에 섞여 영화를 보고 나와서 영화에 대한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같이 본 친구에게 실망했던 점을 이야기하고 그날 한 배우와 영화 조커에 대한 생각을 마구 쏟아 냈다. 하지만 모두다 재밌다고 하니 내가 영화를 보는 눈이 없나 싶기도 했지만 뭐 어쩌겠는가 재미 없고 별루 였던 것을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내 성에 차지 않았다. 그 뒤로 사람들이 만나면 조커 이야기를 하길래 재미없다고 한 두마디 보탰다. 출근과 연습이 반복 되는 중에서 10월 14일 설리가 죽었다는 이야기가 들어왔다. 그때 점심을 먹고 있었고 인터넷에는 설리 이야기로 도배가 됐다. 설리에 인스타에 들어갔다. 추모 댓글이 사다리 처럼 나열 돼 있었다. 죽음을 분석한 글과 설리에 행동 그리고 설리를 옹호 아무튼 설리가 주인공인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 왔다. 평소엔 사실 설리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워낙 오랜기간 알던 연예인이라 관심 있게 그런 글들을 읽어봤다. 10월 31일 할로윈데이가 가까워 지고 있다. 사람들은 조커를 할 것이니 말것이니 고민하고 나는 심한 북적거림이 싫지만 냄새는 맡고자 이태원에 갔다. 주말 저녘에 이태원은 얼굴에 분칠한 사람들과 폭발하는 감정에 소리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녹사평에서 이태원역까지 채가기도 전에 다시 빠져 나와서 다른 동네로 이동했다. 밤 거리가 쌀쌀했다. 바람이 불고 피부가 따갑게 지직 거렸다. 술을 적당히 마셧다. 티브이를 키고 영화를 찾다가 막상 볼 영화가 없어서 예능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찬찬히 잠에 들었다. 11월 2일이 됐다. 아직 주말 저녘은 할로윈에 성불하지 못한 망령들이 이태원을 배회하고 설리는 여전히 죽었다. 조커는 몇번이고 다시금 부활하던데 설리는 가능 할지 모르겠다. 누가 그랬는지 말이다. 기억은 안나는데 살인은 한 사람을 없애는 것이고 자살은 세상을 없애는 것이라고. 내일은 오랜만에 연습도 없고 할 일이라고는 책읽거나 영화 혹은 글을 깨작거릴 예정이다. 아 맞다 밀린 빨래도 돌려야지. 죽기전에 설리는 빨래를 했을까? 조커가 되기 전에 빨래를 했을까? 할로윈에 나온 사람들은 빤 옷을 입고 나와서 시작도 모르는 축제를 즐기는데 말이다. 아무튼 다들 행복 했으면 좋겠다. 그게 당장은 되지 않아도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니깐 몇번 이라도 다시금 고쳐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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