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도전하는 야매 모토캠핑! (1) > UTT - 탈것모임

나는 고등학교때 스쿠터를 타고 통학했을 정도로 오토바이를 오래 타긴 했지만, 딱히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무언가를 즐긴다거나 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물론 오토바이뿐만 아니라  모든 바퀴달린 탈것들을 좋아하고 운전을 즐기지만, 보통 운전하는 시간은 나에게 철저히 ‘이동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 

아니면 오히려 너무 오래 오토바이를 타왔던지라 딱히 감흥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나에겐 그냥 숨쉬는 공기처럼 어딘가로 이동할 때 오토바이를 타고가는 게 너무 당연했고 특별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목적지 없이 오토바이 만을 타러 가는 일들, 흔히 ‘밤바리’니 하는 것들에 그닥 매력을 느껴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오토바이 위에 러프하게 짐을 묶어놓은 사진 한장이 나를 흔들어재끼는데!!!  작은 엔진과 바퀴2개가 전부인 기계에 여정의 전부를 의탁하고 있는 모습… 개미친 존나 자유 그 자체였다...  오토바이의 가치는 역시 최고의 장난감이라는데 있는 것 같다.

차는 커녕 걸어서도 캠핑을 떠나본 적 없는 나지만 사진 한장에 맛탱이가 가버린 나는 주변의 거지 라이더 친구들에게 모토캠핑을 떠나보자고 존나게 꼬시기 시작한다. 일단 주요 레파토리는

1. 오토바이로 찻길이 없는 곳으로 떠나는 거다

2. 모닥불 피워놓고 오토바이에 등을 기대어 불멍을 때리며

3. 한손에는 맥주캔을 들고 밤새 도란도란 얘기하면

4. 어느덧 하늘에 별이 촥~~~ 크~~~~

왠지 존멋에 존잼일 것 같았다...

그러나 내 주변의 오토바이 타는 친구들은 죄다 원동기 미만의 썩토바이를 타는 거지인데다가 모토캠핑은 개뿔 자전거부터 가르쳐가면서 시동거는 법 브레이크 잡는 법 좌로 꺾는 법 우로 꺾는 법 숨쉬는 법부터 가르쳐서 키워온 개 초보 기계치들이었기 때문에 섣부르게 장거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

물론 혼자 떠난다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뼛속까지 관종인 나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인간이라 모두를 이끌고 약속의 땅을 찾아나서기로 한다. 그리고 혼자 가면 밤에 무서울거가틈 ㅎㅎㅎ…

일단 가까운 장소인 것이 중요하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자동차 도로가 없고 주변에 민가가 없는곳은……. 없어!!! 없다고!!! 진짜 없었다!! 새삼 대한민국의 미친 인구밀도를 느꼈다. 아무리 오지라고 느껴지는 곳도 비닐하우스+콘테이너박스 조합에 점령당해 있었다. 그리고 더 대단한건 그곳까지 기어코 찍어온 로드뷰 자동차였다…

하지만 모름지기 한국인이라면 적당히를 몰라야 하는 법!!!! 모토캠핑 레파토리에 2절 3절 4절 뇌절까지 절여져버린 나는 위성사진을 샅샅히 뒤져 기어코 서울 근교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아무도 오지 않는 해변을 찾아내고야 만다.

위 사진은 캠핑이 가능한지 사전 답사갔을 때 사진이다. 왠지 가뭄에 말라버린 논 같지만 바다 맞다...... 위치는 알려줄 수 없지만 갯벌을 보면 서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 없는 곳을 찾아 찾아 떠나왔지만 저 멀리 보이는 아파트 숲을 보며 한국이란 나라의 어떠한 대단함을 느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