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인터뷰> '존재한다' 3인전 전시 중인 클레버 작가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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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9 비오는 날 오후, 어반스트라이커즈의 멤버이자 지나간 세계의 월요일 바텐더이자 무수한 소문의 보유자이자 언젠가 머리털이 다 빠지면 수염을 뽑아 머리에 심음으로써 인생의 이모작을 가꾸어 가겠다는 클레버 (임한중)의 전시에 다녀왔다. 아래는 클레버 작가(임)와 백작가(백)의 인터뷰 기록이다. 전시 관람 전 후의 도슨트 자료로 활용하면 클레버 작가의 작품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탄생>
백: 이 작품이 되게 인상 깊어요. ‘탄생’ 이라고.
임: 네, 이건 작년 11월에 연희예술극장에서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그린 작품입니다.
백: 아 그럼 그 때 그린 작품? 라이브 퍼포먼스 때 그린 거면 굉장히 빠르게 작업된 작품이겠네요?
임: 네,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백: 근데 연희예술극장의 페인팅 주제가 뭐였길래 이 작품이 그려지게 된 건가요?
임: 그 때 주제가 ‘젊은 날 우리 오늘’ 이었는데 젊음의 가치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고 내가 젊다라는 거를 어리다, 혹은 나도 인제 어른이야. 라고만 생각을 하는 게 좀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어요. 젊다는 건 어느 한 곳에 박혀있지도 않아야하고 그렇다고 막 여러 군데를 돌아다녀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감정이라는 건 좀 순수하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그등요. 그런 것들을 관객들에게 좀 환기시키고 싶었고 ‘오늘 우리 여기에서 새롭게 태어나 보자!’ … 그래 가지고 탄생이라는 작품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백: 이게 저는 멀리서 봤을 때 약간 연꽃인 줄 알았어요. 근데 또 자세히 보니 풀숲 속에 있는 알 같기도 하고… 이 작품에 대한 의도가 약간 알을 깨고 나오기 직전의 청춘, 이런 걸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임: 네, 맞아요. 꽃들도 보면은 다 핀 꽃들이 아니고 이제 막 피려는 봉우리의 형태로 그린 거구…
백: 색깔이 굉장히 다채로운 듯 하면서도 명확한데 색채에 대한 의도가 있나요?
임: 넹!
백: … 말씀해 주시겠어여?
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은 노란색이에요. (백: 어머 저도 그래여~) 약간 노을의 색감을 제일 좋아합니다. 이런 노란 색채를 뒤에 배경으로 둔 거는 해가 저무는 풍경을 넣은 거구여. 그리고 앞으로 나오면서 점점 선명해지는 초록색의 생명력, 다시 태어나는 기운과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백: 아 그럼 이게 어떻게 보면 역설적이네요. 보통 탄생이라던가 새로 태어난다는 건 아침을 통해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저무는 걸 뒤에 깔고 탄생을 표현하신 건 단순히 새로운 탄생이 아니라 과거로부터의 탈피, 그런 뜻으로 볼 수 있을까요?
임: 네 맞습니다.
백: 어머 그런 것까지 다 생각하고 넣으시고.. 갱장히 시적이시네요.
임: (카페라떼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감사합니닿ㅎ
백: 혹시 이 작품 판매도 하시나요?
임: 네 판매 합니다. 우선 작품을 만든 지 시간이 좀 되기도 했고. 약간 데미지가 있는 편이라 아마 여기 있는 작품 중에 제일 저렴할 거에요. (작품 구매 문의는 @clav5r)
<멀리서 본 희극 연작/우측에서부터 좌측으로 소년-청년-중년-장년>
백: 이건 여기 나오는 팜플렛에 보니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하고 인용하셨는데 멀리서 바라본 인생에 대해 표현하신 건가요?
임: 네 맞습니다.
<멀리서 본 희극 연작:우측 장년/좌측 중년>
백: 색깔이 다 다른데 색깔의 의미를 알 수 있을까요?
임: 일단 소년기는 때 타지 않고 맑은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좀 쨍하게 색감을 넣었구요. 다음으로는 비비드한 컬러와 파스텔톤의 컬러를 혼합함으로써 청년들의 복잡한 감정들을 합치면 이런 색이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중년이 되면 무언가를 느끼는 것, 감정의 솔직함에 대해서는 되려 무뎌질 것 같다는 것과 노년의 암전을 색깔로 차례대로 표현해 봤습니다.
백: 아~ 마치 하늘 같네요. 해 뜨기 전의 새벽하늘부터 해가 질때까지의 과정 같은.
임: 네. 글구 그림을 연속해서 봤을 때 이 선들의 느낌이랑 배열을 갖다가 굴곡을 줘 놓은 게 보이시나요?
벡: Ah~네네네 그래프처럼
임: 보시면 제일 크고 굵은 선이 감정선이거든요. 중년에는 저 감정선이 내리꽂히면서 뭔가를 느끼고 표현함에 가지게 되는 필연적인 제약 같은 것들을 그려보았어요. 더 이상은 생각하지 말자. 와 같은…
<멀리서 본 희극 연작:우측 청년/좌측 소년>
백: 선이 감정을 뜻한다고 하셨는데 작품 속에서 선들이 이리저리 교차하는 건 여기저기 방황하는 감정에 대한 건가요?
임: 음, 감정들에 대해서 부딪히는 거에요. 중장년의 감정들은 모든 걸 가로질러서 그냥 통과해버리는데 소년기와 청년기에는 어느 한 곳에서 막혀요. 감정이 계속 어딘가에 충돌하는 거죠.
백: 상징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껴지는 게, 소년기에는 선이 올라가면서 충돌하는데 청년기에는 내려가면서 충돌하네요. 이게 나이를 먹게 되면서 나의 어떤 한계에 대한 충돌의 느낌이 들어요.
임: 그렇죠. 그런데 사실 이 감정들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백: 작가님은 지금 청춘이시잖아요.
임: 그쳐 (의기양양)
백: 청춘으로써 중, 장년의 느낌을 표현하는 작업에 대해서 어려움을 느낀 점은 없으셨나요?
임: 확실히 어려웠죠. 장년의 느낌을 표현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이 작품만 계속 세워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앞으로 이렇게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렸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백: 그럼 작업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감정은…?
임: 후회.
백: 후회? 왜요?
임: 지금 너무 후회를 안 하고 있어서.
백: ㅋㅋㅋ나이 들어서는 후회하겠다.
망원동 www space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8월 2일 일요일까지 진행되며, 특히 일요일에는 간만에 때 빼고 광 낸 클레버를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모두모두 찾아가서 생색을 내 보자!
전시 소개 (출처: www space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
매일매일 같거나 혹은 다르거나 그렇지만 매번 같은 밥을 먹거나 늘 같이 있는 사람과 언제나 같은것에 대한 논의를 하느라 힘겨운 나날, 혹은 아무도 알아주지마라, 그저 혼자 있고 싶다는 마음, 생각을 하는 당신이 봐주셨으면 더욱 더 좋겠습니다.
위로라는 것은, 더 큰 마음과 큰 목소리, 커다란 선물이 아닙니다
조금이나마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거나, 내가 모르고 지나치는 기분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것에서 오는 기회입니다.
그 기회는 수없이 많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두 손을 움켜쥐는 순간보다도 쉽게 잡을 수 있는 상황도 있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고 우리 모두는 그대와 같습니다.
전시작가 : 서민지, 김정용, CLEVER
전시 제목 :’존재한다’
관람 기간 : 20.07.29-20.08.02 (월,화 휴관) 1-7pm
출품작 : 페인팅
전시장소 : 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404-32, 지하1) @www__space
‼️마스크 미착용 입장이 불가합니다.
‼️미열 또는 감기증상이 있으신분들 방문을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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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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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