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인터뷰> '존재한다' 3인전 전시 중인 클레버 작가를 만나보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백인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235회 작성일 20-07-29 18:50본문
20.07.29 비오는 날 오후, 어반스트라이커즈의 멤버이자 지나간 세계의 월요일 바텐더이자 무수한 소문의 보유자이자 언젠가 머리털이 다 빠지면 수염을 뽑아 머리에 심음으로써 인생의 이모작을 가꾸어 가겠다는 클레버 (임한중)의 전시에 다녀왔다. 아래는 클레버 작가(임)와 백작가(백)의 인터뷰 기록이다. 전시 관람 전 후의 도슨트 자료로 활용하면 클레버 작가의 작품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탄생>
백: 이 작품이 되게 인상 깊어요. ‘탄생’ 이라고.
임: 네, 이건 작년 11월에 연희예술극장에서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그린 작품입니다.
백: 아 그럼 그 때 그린 작품? 라이브 퍼포먼스 때 그린 거면 굉장히 빠르게 작업된 작품이겠네요?
임: 네,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백: 근데 연희예술극장의 페인팅 주제가 뭐였길래 이 작품이 그려지게 된 건가요?
임: 그 때 주제가 ‘젊은 날 우리 오늘’ 이었는데 젊음의 가치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고 내가 젊다라는 거를 어리다, 혹은 나도 인제 어른이야. 라고만 생각을 하는 게 좀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어요. 젊다는 건 어느 한 곳에 박혀있지도 않아야하고 그렇다고 막 여러 군데를 돌아다녀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감정이라는 건 좀 순수하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그등요. 그런 것들을 관객들에게 좀 환기시키고 싶었고 ‘오늘 우리 여기에서 새롭게 태어나 보자!’ … 그래 가지고 탄생이라는 작품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백: 이게 저는 멀리서 봤을 때 약간 연꽃인 줄 알았어요. 근데 또 자세히 보니 풀숲 속에 있는 알 같기도 하고… 이 작품에 대한 의도가 약간 알을 깨고 나오기 직전의 청춘, 이런 걸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임: 네, 맞아요. 꽃들도 보면은 다 핀 꽃들이 아니고 이제 막 피려는 봉우리의 형태로 그린 거구…
백: 색깔이 굉장히 다채로운 듯 하면서도 명확한데 색채에 대한 의도가 있나요?
임: 넹!
백: … 말씀해 주시겠어여?
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은 노란색이에요. (백: 어머 저도 그래여~) 약간 노을의 색감을 제일 좋아합니다. 이런 노란 색채를 뒤에 배경으로 둔 거는 해가 저무는 풍경을 넣은 거구여. 그리고 앞으로 나오면서 점점 선명해지는 초록색의 생명력, 다시 태어나는 기운과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백: 아 그럼 이게 어떻게 보면 역설적이네요. 보통 탄생이라던가 새로 태어난다는 건 아침을 통해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저무는 걸 뒤에 깔고 탄생을 표현하신 건 단순히 새로운 탄생이 아니라 과거로부터의 탈피, 그런 뜻으로 볼 수 있을까요?
임: 네 맞습니다.
백: 어머 그런 것까지 다 생각하고 넣으시고.. 갱장히 시적이시네요.
임: (카페라떼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감사합니닿ㅎ
백: 혹시 이 작품 판매도 하시나요?
임: 네 판매 합니다. 우선 작품을 만든 지 시간이 좀 되기도 했고. 약간 데미지가 있는 편이라 아마 여기 있는 작품 중에 제일 저렴할 거에요. (작품 구매 문의는 @clav5r)
<멀리서 본 희극 연작/우측에서부터 좌측으로 소년-청년-중년-장년>
백: 이건 여기 나오는 팜플렛에 보니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하고 인용하셨는데 멀리서 바라본 인생에 대해 표현하신 건가요?
임: 네 맞습니다.
<멀리서 본 희극 연작:우측 장년/좌측 중년>
백: 색깔이 다 다른데 색깔의 의미를 알 수 있을까요?
임: 일단 소년기는 때 타지 않고 맑은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좀 쨍하게 색감을 넣었구요. 다음으로는 비비드한 컬러와 파스텔톤의 컬러를 혼합함으로써 청년들의 복잡한 감정들을 합치면 이런 색이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중년이 되면 무언가를 느끼는 것, 감정의 솔직함에 대해서는 되려 무뎌질 것 같다는 것과 노년의 암전을 색깔로 차례대로 표현해 봤습니다.
백: 아~ 마치 하늘 같네요. 해 뜨기 전의 새벽하늘부터 해가 질때까지의 과정 같은.
임: 네. 글구 그림을 연속해서 봤을 때 이 선들의 느낌이랑 배열을 갖다가 굴곡을 줘 놓은 게 보이시나요?
벡: Ah~네네네 그래프처럼
임: 보시면 제일 크고 굵은 선이 감정선이거든요. 중년에는 저 감정선이 내리꽂히면서 뭔가를 느끼고 표현함에 가지게 되는 필연적인 제약 같은 것들을 그려보았어요. 더 이상은 생각하지 말자. 와 같은…
<멀리서 본 희극 연작:우측 청년/좌측 소년>
백: 선이 감정을 뜻한다고 하셨는데 작품 속에서 선들이 이리저리 교차하는 건 여기저기 방황하는 감정에 대한 건가요?
임: 음, 감정들에 대해서 부딪히는 거에요. 중장년의 감정들은 모든 걸 가로질러서 그냥 통과해버리는데 소년기와 청년기에는 어느 한 곳에서 막혀요. 감정이 계속 어딘가에 충돌하는 거죠.
백: 상징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껴지는 게, 소년기에는 선이 올라가면서 충돌하는데 청년기에는 내려가면서 충돌하네요. 이게 나이를 먹게 되면서 나의 어떤 한계에 대한 충돌의 느낌이 들어요.
임: 그렇죠. 그런데 사실 이 감정들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백: 작가님은 지금 청춘이시잖아요.
임: 그쳐 (의기양양)
백: 청춘으로써 중, 장년의 느낌을 표현하는 작업에 대해서 어려움을 느낀 점은 없으셨나요?
임: 확실히 어려웠죠. 장년의 느낌을 표현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이 작품만 계속 세워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앞으로 이렇게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렸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백: 그럼 작업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감정은…?
임: 후회.
백: 후회? 왜요?
임: 지금 너무 후회를 안 하고 있어서.
백: ㅋㅋㅋ나이 들어서는 후회하겠다.
망원동 www space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8월 2일 일요일까지 진행되며, 특히 일요일에는 간만에 때 빼고 광 낸 클레버를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모두모두 찾아가서 생색을 내 보자!
전시 소개 (출처: www space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
매일매일 같거나 혹은 다르거나 그렇지만 매번 같은 밥을 먹거나 늘 같이 있는 사람과 언제나 같은것에 대한 논의를 하느라 힘겨운 나날, 혹은 아무도 알아주지마라, 그저 혼자 있고 싶다는 마음, 생각을 하는 당신이 봐주셨으면 더욱 더 좋겠습니다.
위로라는 것은, 더 큰 마음과 큰 목소리, 커다란 선물이 아닙니다
조금이나마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거나, 내가 모르고 지나치는 기분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것에서 오는 기회입니다.
그 기회는 수없이 많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두 손을 움켜쥐는 순간보다도 쉽게 잡을 수 있는 상황도 있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고 우리 모두는 그대와 같습니다.
전시작가 : 서민지, 김정용, CLEVER
전시 제목 :’존재한다’
관람 기간 : 20.07.29-20.08.02 (월,화 휴관) 1-7pm
출품작 : 페인팅
전시장소 : WWW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404-32, 지하1) @www__space
‼️마스크 미착용 입장이 불가합니다.
‼️미열 또는 감기증상이 있으신분들 방문을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댓글목록
지지님의 댓글
지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조타
Clever님의 댓글
Clev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사랑해